WON HA
내게 있어 보라는 빨강과 파랑이 만난 중성적인(?) 색이라기 보다는두 보색이 가지는 반대되는 시각적 속성을 동시에 지닌 모순적인 색채로 느껴진다.
이성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의 파랑,정열적이고 뜨거운 이미지의 빨강이 가진 색채 느낌이 때로는 융화된 느낌으로, 때로는 상반된 모순의 이미지로 번갈아 드러난다.
보라색에서 느껴지는 시각적 거리감은 진출과 후퇴의 모호함 속에 갇혀 때론 답답하게 느껴진다.
성(聖)과 속(俗)의 두 세계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한 보라는 그 자체의 여러 상반된 뉘앙스 속에 다분히 정신 분열적인 요소를 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혀 다른 두 극단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긴장의 상태.
이것이 내가 보라를 통해 드러내고 싶은 주제가 될 것이다.